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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 프롤로그(1): 벡터
    선형대수학 2020. 1. 11. 23:58

       선형대수학(linear algebra)이란 간단히 말해서 벡터(vector) 행렬(matrix)에 관해 연구하는 현대수학의 한 분야입니다. 이 글에서는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벡터의 개념을 간단하게 정리합니다.

    벡터의 기본 개념

       이전에 벡터에 대해 공부할 기회가 있었다면 벡터를

    '크기와 방향을 동시에 가지는 양'

    으로 정의하는 게 익숙할지 모릅니다. 이는 주로 물리학이나 공학에서 사용되는 정의로, 대표적으로 힘, 속도, 가속도 등의 물리량이 여기에 속합니다. 질량, 밀도, 온도 등과 같이 방향은 없고 크기만 가지는 물리량인 '스칼라(scalar)'와는 대비되는 개념이죠. 크기와 방향을 동시에 가진다는 특성 때문에 화살표를 이용해 나타내는 것이 일반적이고,

    벡터 $\overrightarrow{AB}$

    기본적으로 '벡터합(vector addition)'과 '스칼라곱(scalar multiplication)'이라는 두 가지 연산이 정의됩니다. (벡터의 내적(inner product)이나 외적(outer product) 등도 정의될 수 있지만, 지금으로선 불필요하므로 생략합니다.)

    벡터의 합
    벡터의 스칼라곱

       보다 구체적인 논의를 위해서는 벡터를 좌표계로 가지고 오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때는 좌표평면 위에서 점의 위치를 표기하는 방법을 이용해 벡터를 표기합니다. (시작점을 원점에 위치시킨 상태에서 끝점에 해당되는 좌표로 벡터를 나타내죠.)

    예를 들어, 위와 같은 벡터는 $\overrightarrow{v}=(1, 2)$가 됩니다. 일반적으로 $\mathbb{R}^n$ 위의 벡터는 $\overrightarrow{u}=(u_1, u_2, \cdots, u_n)$, $\overrightarrow{v}=(v_1, v_2, \cdots, v_n)$와 같은 형태로 나타낼 수 있는데, 이때 벡터합과 스칼라곱은 각각

    $$\bbox[#FFF291,1pt]{\overrightarrow{u}+\overrightarrow{v}=(u_1+v_1, u_2+v_2, \cdots, u_n+v_n)}$$

    $$\bbox[#FFF291,1pt]{c\overrightarrow{u}=(cu_1, cu_2, \cdots, cu_n)}$$

    와 같이 정의되고, 이 두 가지 연산에 대해 다음의 10가지 기본 성질이 성립합니다.


    $\mathbb{R}^n$ 위의 모든 벡터 $\overrightarrow{u},\overrightarrow{v},\overrightarrow{w}$와 $\mathbb{R}$의 모든 원소 $c, d$ 에 대하여:

    ① $\overrightarrow{u}+\overrightarrow{v} \in \, \mathbb{R}^n$ (덧셈에 대해 닫혀 있음)
    ② $(\overrightarrow{u}+\overrightarrow{v})+\overrightarrow{w}=\overrightarrow{u}+(\overrightarrow{v}+\overrightarrow{w})$ (결합법칙)
    ③ $\overrightarrow{u}+\overrightarrow{v}=\overrightarrow{v}+\overrightarrow{u}$ (교환법칙)
    ④ $\overrightarrow{0}+\overrightarrow{u}=\overrightarrow{u}+\overrightarrow{0}=\overrightarrow{u}$ (덧셈에 대한 항등원)
    ⑤ $\overrightarrow{u}+(-\overrightarrow{u})=-\overrightarrow{u}+\overrightarrow{u}=\overrightarrow{0}$ (덧셈에 대한 역원)
    ⑥ $c\overrightarrow{u} \in \, \mathbb{R}^n$ (스칼라곱에 대해 닫혀 있음)
    ⑦ $c(\overrightarrow{u}+\overrightarrow{v})=c\overrightarrow{u}+c\overrightarrow{v}$ (분배법칙 1)
    ⑧ $(c+d)\overrightarrow{u}=c\overrightarrow{u}+d\overrightarrow{v}$ (분배법칙 2)
    ⑨ $c(d\overrightarrow{u})=(cd)\overrightarrow{u}$
    ⑩ $1\overrightarrow{u}=\overrightarrow{u}$


    (①~⑤는 덧셈 연산에 관한 것이고, ⑥~⑩은 스칼라곱 연산에 관한 것입니다. 이 내용은 일견 너무 당연한 얘기로 보일 수 있지만, 이는 벡터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많은 현상의 기반이 되는 최소한의 조건들을 추려놓은 것입니다.)

    선형대수학에서의 벡터

       이제 선형대수학에서는 이 10가지 기본 성질을 토대로 벡터의 개념을 확장시킵니다. 위의 내용이 '벡터는 이런 성질을 가진다.'였다면, 이제는 거꾸로

    '이런 성질을 가지는 건 모두 벡터라고 하자.'

    입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①~⑩의 성질을 만족하는 집합을 우선 '벡터공간(vector space)'으로 정의한 뒤, 이 벡터공간에 속하는 원소들은 모두 벡터로 보는 겁니다. 이를 좀 더 자세히 적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공집합이 아닌 집합 $V$의 모든 원소 $\mathbf{u},\mathbf{v},\mathbf{w}$와 $\mathbb{R}$의 모든 원소 $c, d$ 에 대하여 덧셈(addition)과 스칼라곱(scalar multiplication)이 정의되며 다음의 10가지 성질이 충족되면, $V$는 '벡터공간(vector space)', $V$의 원소는 '벡터(vector)'라고 한다.

    ① $\mathbf{u}+\mathbf{v} \in \, V$
    ② $(\mathbf{u}+\mathbf{v})+\mathbf{w}=\mathbf{u}+(\mathbf{v}+\mathbf{w})$
    ③ $\mathbf{u}+\mathbf{v}=\mathbf{v}+\mathbf{u}$
    ④ 덧셈에 대한 항등원 $\mathbf{0}$가 $V$에 존재한다.
    ⑤ $V$의 각 원소 $\mathbf{u}$마다 덧셈에 대한 역원 $-\mathbf{u}$를 가진다.
    ⑥ $c\mathbf{u} \in \, V$
    ⑦ $c(\mathbf{u}+\mathbf{v})=c\mathbf{u}+c\mathbf{v}$
    ⑧ $(c+d)\mathbf{u}=c\mathbf{u}+d\mathbf{v}$
    ⑨ $c(d\mathbf{u})=(cd)\mathbf{u}$
    ⑩ $1\mathbf{u}=\mathbf{u}$


       이러한 관점에서 $\mathbb{R}^n$은 당연히 벡터공간이며, $(v_1, v_2, \cdots, v_n)$은 $\mathbb{R}^n$의 원소이므로 벡터입니다. 또한 $n$차 이하의 실계수 다항식의 집합

    $$\mathbb{P}_{n}=\{\, p(t)=\sum_{i=0}^{n} a_{i}t^{i} \, | \, a_{i} \in \, \mathbb{R}, 0 \leq i \leq n \}$$

    역시 벡터공간이며, 따라서 다항식도 벡터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함수나 수열도 벡터로 볼 수가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대상을 벡터로 보려는 이유는, 전통적인 의미의 벡터(즉, $\mathbb{R}^n$의 벡터)를 가지고 했던 많은 작업들을 다항식이나 함수, 수열 등에도 적용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잘 모르는 대상을 보다 익숙한 공간으로 가지고 온 다음 이해해보려는 것이죠. 벡터는 아무래도 익숙한 대상이며 잘 알고 있는 대상이기 때문에 다루기가 편리하고 이해하기에 더 용이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우선 $\mathbb{R}^n$이라는 벡터공간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겠죠. 사실상 선형대수학의 많은 부분이 $\mathbb{R}^n$을 이해하는 데 할애되어 있습니다.)

       여기까지 벡터에 대해 간단하게 정리해보았습니다. 보다 구체적이고 자세한 내용은 본격적인 얘기로 넘어간 다음에 다뤄집니다.

    더보기

    참고

    (1) 선형대수학에서는 $\mathbb{R}^n$에 속하는 벡터 $\mathbf{v}$를 $\mathbf{v}=(v_1, v_2, \cdots, v_n)$ 대신

    $$\mathbf{v}=\begin{bmatrix}v_1\\v_2\\ \vdots \\ v_n \end{bmatrix}$$

    로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는 벡터와 행렬 간의 상호작용을 효과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벡터를 행렬의 형태로 표기한 것입니다. 특히 이처럼 벡터의 성분을 세로로 나열한 경우, 행렬의 한 열(column)과 모양이 같다 하여 '열벡터(column vector)'라고 부릅니다. 벡터의 성분을 가로로 나열한 경우에는 행렬의 한 행(row)과 모양이 같다 하여 '행벡터(row vector)'라고 부릅니다.

    (2) 위에서는 추상대수학(abstract algebra) 용어를 피하기 위해 벡터의 스칼라곱이라 할 때 '스칼라 = 실수(real number)'인 것으로 얘기했지만, 사실 스칼라는 '체(體, field)'에 속하는 어떤 원소라도 가능합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스칼라의 범위를 임의의 체 $\mathbb{F}$로 잡아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유리수도 될 수 있고, 복소수도 될 수 있죠. (물론 그에 따라 벡터공간도 적절히 조정해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스칼라의 범위를 복소수의 집합 $\mathbb{C}$로 잡았다면, 벡터공간 역시 $\mathbb{C}^n$으로 바꿔주어야 ⑥번 성질이 성립하겠죠. 또한 같은 벡터공간이라도 스칼라의 범위를 어떻게 잡아주느냐에 따라 성질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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